※ 이 글은 NSW 기준입니다.
안녕하세요. 개인상해 전문 로펌 리틀즈의 이려진 변호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자녀를 키우시는 부모님들이라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철렁하실 이야기, 면허를 딴 지 얼마 안 된 아이가 사고를 낸 경우를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밤늦게 전화가 옵니다. 부모님 차를 몰고 친구들과 나갔던 아이가 사고를 냈다고 하는데요, 다행히 아이 목소리는 들립니다. 아이는 "엄마, 나 진짜 괜찮아"를 몇 번이고 되풀이하지만, 세상에 그 '괜찮아'를 그대로 믿는 부모는 없습니다. 병원으로 달려가는 차 안에서 머릿속은 이미 여러 갈래로 바빠지실 겁니다.
"우리 애가 낸 사고인데 애 치료비는 누가 내 주나?"
"옆자리에 탄 친구가 다쳤으면 그 집 부모님 얼굴을 어떻게 보지?"
"상대방 차 운전자까지 다쳤으면 우리가 다 물어 줘야 하는 거 아냐?"
아이가 크게 다치지 않았는지 먼저 확인하셨다면, 그다음으로는 이 세 가지를 차례로 정리해 보시면 됩니다.
사고를 낸 아이도 치료와 소득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NSW에서 치료비와 소득 지원 같은 법정 급여(statutory benefits)는 과실과 관계없이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고, 본인 잘못으로 난 사고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아이가 낸 사고라는 미안함 때문에 아이의 치료를 미루실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기간이 달라지는데요, 사고가 아이의 전적 또는 대부분 과실, 법에서 말하는 61% 초과라면 소득 지원은 사고 후 52주까지이고, 치료비도 사고 당시 16세가 넘었다면 마찬가지로 52주까지입니다. 과실이 일부만 있다면 52주 이후의 소득 지원이 과실 비율만큼 줄어드는 방식입니다.
소득 지원은 사고 당시 '소득이 있던 사람(earner)'만 받을 수 있는데, 15세 이상이고 사고 전 8주 안에 일했거나 직전 1년 중 13주 이상 일했다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주말마다 카페나 초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아이라면 한번 따져 볼 만하고, 21세 미만이면 앞으로 오를 임금분이 반영되며, 풀타임 학생은 과정을 마치는 시점부터 earner로 보게 됩니다.
아이가 18세 미만이라면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치료에 보호자가 함께 가야 하는 경우 부모님의 이동비와 숙박비도 지급될 수 있고, PIC(Personal Injury Commission) 절차는 지정된 대리인을 통해서만 진행합니다. 또 28일이 지나 청구하면서 늦어진 이유를 설명할 때는 미성년이라는 사정도 고려되는데, 미성년자의 기한 특례는 사안마다 따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었다면
상담 중 흔히 듣는 질문이 바로 "P플레이트 조건을 어겼는데, 그래도 청구가 되나요?"입니다. 면허 종류 자체가 청구 자격을 정하지는 않지만, 무면허 운전이나 P플레이트 면허 조건 위반은 형사 절차와 과실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심각한 운전 범죄(serious driving offence)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 뒤로 법정 급여가 중단되고, 나중에 무죄가 되거나 기소가 취하되면 중단된 기간분이 소급해서 지급됩니다. 본인이 음주나 약물 운전으로 유죄가 되었거나 성인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다면 과실 상계도 의무적으로 인정됩니다. 경찰서에 오가시느라 경황이 없어 급여 청구는 뒤로 미루시는 부모님이 많은데, 두 절차가 서로 영향을 주니 함께 놓고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같이 탄 친구와 상대 운전자
동승한 친구도 과실과 관계없이 법정 급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 상대는 차량 1대 사고면 그 차량의 CTP 보험사이고, 2대 이상이면 사고에 가장 크게 기여한 차량의 CTP 보험사입니다(s 3.2(2)). 그래서 아이가 혼자 낸 사고라면 친구는 아이가 몰던 차의 CTP 보험사에 청구하고, 상대 차와 부딪친 사고에서 아이 차가 사고를 주로 일으켰다면 상대 운전자도 같은 보험사로 청구하게 됩니다. 한국식으로 병원에 음료수 상자 들고 찾아가 "치료비는 저희가…" 하실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부상은 CTP 보험사를 거치는 구조라는 뜻입니다. 다만 부모님이 개인적으로 어떤 법적 책임을 지시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 한마디로 말씀드리기 어렵고, 차 수리비 같은 재산 피해는 CTP가 아니라 자동차 보험 약관과 당사자 사이의 문제로 따로 다뤄집니다.
한 가지 더 보실 것은 차량의 CTP입니다. 무보험 차량의 과실 운전자는 법정 급여를 받지 못하지만, 소유자의 허락을 받고 운전했고 무보험임을 알 만한 사정이 없었다면 예외입니다. 현장에서는 상대 운전자와 이름과 주소, 차량 소유자, 등록번호를 서로 알리고, 다친 사람이 있으면 예외적 사정이 없는 한 24시간 안에 경찰에 알리게 되어 있습니다. 경찰이 현장에 오지 않았다면 28일 안에 신고해서 사건 번호를 받아 두시고, 법정 급여는 사고 후 3개월 안에, 소득 지원을 사고 다음 날부터 받으려면 28일 안에 청구하는 것이 원칙이니 두 날짜는 달력에 적어 두세요.
아이가 사고를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우신데, 거기에 친구 부모님 얼굴, 상대방 차, 경찰 연락까지 겹치면 무엇부터 챙겨야 할지 막막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수록 순서는 단순하게 가져가시면 됩니다.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미루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게 해 주시고, 진료 기록과 영수증은 한곳에 모아 두시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낸 사고라도 아이 몸을 먼저 살피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친구와 상대방의 부상도 보험사를 거치는 구조라는 점만 기억해 두셔도 어깨가 조금은 가벼워지실 겁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운전 연수 시키던 날 조수석에서 없는 브레이크를 몇 번이나 밟으셨던 기억이 다들 있으실 텐데요, 아이들이 호주 길 위에서 안전하게 어른이 되어 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혹시 이미 일이 벌어졌다면 경찰에게 받은 서류나 사건 번호, 아이의 진료 기록, 차량 등록 정보를 사진으로 보내 주세요. 아이의 청구 기한이 언제까지인지, 형사 절차가 급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부터 제가 먼저 짚어 드리겠습니다. 한국어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자녀가 100% 잘못한 사고인데도 CTP에서 치료비가 나오나요?
법정 급여는 과실과 관계없이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라 청구할 수 있습니다(s 3.1). 다만 과실이 전적이거나 대부분이면 소득 지원과 치료비는 사고 후 52주까지입니다(s 3.11, 3.28). 심각한 운전 범죄로 기소되면 그 뒤 급여가 중단될 수 있습니다(s 3.37).
부모 명의 차로 사고가 났으면 부모가 상대방 치료비를 물어줘야 하나요?
상대방의 부상은 사고에 가장 크게 기여한 차량의 CTP 보험사를 상대로 청구하는 구조입니다(s 3.2(2)). 상대방의 법정 급여는 그 보험사가 처리하므로, 부모님이 상대방 치료비를 직접 내는 방식은 아닙니다. 다만 개인적인 법적 책임 여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고, 차량 파손 같은 재산 피해는 따로 다뤄집니다.
아르바이트하던 고등학생 자녀도 소득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15세 이상이고 사고 전 8주 안에 일했거나 직전 1년 중 13주 이상 일했다면 earner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Sch 1 cl 2). 21세 미만은 승급(임금 인상)분이 반영됩니다(Sch 1 cl 6). 과실이 대부분이면 소득 지원은 52주까지입니다(s 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