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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다음 날 GP 앞에서 "Good, thanks"라고 하셨나요? — NSW 교통사고 첫 진료와 진단서(Certificate of Fitness)

이려진 변호사글 이려진 변호사법무법인 리틀즈 파트너 변호사 · 2026.10.20

※ 이 글은 NSW 기준입니다.

안녕하세요. 개인상해 전문 로펌 리틀즈의 이려진 변호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사고 뒤에 가장 먼저 가시게 되는 곳, 동네 GP 진료실에서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받아 나오셔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호주에 오래 사신 분들도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이 "How are you?" 하고 물으시면 반사적으로 "Good, thanks!" 하고 웃으며 대답하시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요, 목이 안 돌아가서 의자째 몸을 돌려 앉으시면서 말입니다. 인사로 하신 말이라는 건 의사도 알지만, 짧은 진료 시간에 영어로 증상을 설명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이야기가 빠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진료실 문을 나서는 순간 이런 생각들이 줄줄이 떠오르시죠.

"아, 허리 아픈 얘기를 안 했네."
"두통은 별것 아니라서 말 안 했는데 괜찮겠지?"
"다 아프다고 하면 엄살 부린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상담 중 흔히 듣는 질문이 바로 "첫 진료가 그렇게까지 중요한가요?"입니다. 네,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보험사가 사고와 부상의 관계, 그리고 부상의 종류를 판단할 때 처음 펼쳐 보는 자료가 바로 이 첫 진료 기록이기 때문인데요, 기록에 없는 증상은 나중에 '그건 사고 때문이 아니지 않느냐'는 말에 부딪히기 쉽습니다. 게다가 근육이나 인대 같은 연조직 손상만 있으면 threshold injury로 분류되어 소득 지원과 치료비가 사고 후 52주까지인 반면, 신경 손상이나 인대·힘줄 파열 같은 경우는 여기서 빠지니, 처음 기록이 어떻게 적히는지가 그만큼 무겁습니다.

진료실에 들고 가실 메모 한 장

그래서 저는 진료 전에 메모를 한 장 써 가시라고 권해 드립니다. 한국어로 쓰셔도 괜찮습니다. 사고 날짜와 시간과 장소,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부딪혔는지, 아픈 곳은 하나도 빠짐없이, 두통이나 손 저림이나 잠을 못 자는 것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까지 적고, 각 증상이 언제 시작됐는지도 옆에 적어 두시면 됩니다. 하시는 일과 근무 시간, 사고 뒤로 할 수 없게 된 일도 써 두시면 의사가 진단서에 일할 수 있는 범위를 적을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사고 전에 같은 부위로 치료받으신 적이 있다면 그것도 숨기지 마세요. 기록과 실제가 어긋나는 것 자체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과장하지도 줄이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이것 하나만 지키시면 됩니다.

사고 당일 응급실에 다녀오셨다면 퇴원할 때 받는 퇴원 요약(discharge summary)도 꼭 챙겨 두셨다가 GP를 찾아가실 때 함께 가져가세요. 한국에서는 진료 기록을 떼려면 창구에서 서류를 따로 신청해야 하는 일이 익숙하지만, 호주 응급실은 이 종이 한 장을 무심하게 건네주고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집에 와서 장바구니 영수증과 함께 버려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경찰이 현장에 오지 않아 사건 번호가 없는 사고라면, 보험사가 바로 이 퇴원 요약 같은 의료 자료를 증거로 요구하기도 하니 생각보다 귀한 종이입니다.

진단서는 끊기지 않게

일을 못 하시거나 줄이셔야 한다면 첫 진료 때 진단서(certificate of fitness for work)를 요청하셔도 됩니다. 첫 진단서는 치료를 맡은 의사가 쓰고, 한 장이 다루는 기간은 28일 이내이며, 90일 넘게 거슬러 올라가 발급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한 장이 끝나기 전에 다음 진료를 미리 잡아 두시는 게 편한데요, 진단서 없이 몇 주를 보내시다가 소득 지원을 신청하려는 순간에야 중간에 빈 기간이 있다는 걸 아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보험사가 진단서나 의료정보 동의서를 달라고 했는데 14일 안에 내지 않으면 지급이 정지될 수 있다는 것도 함께 기억해 두세요. 새 진단서를 받으실 때마다 앞 장의 마지막 날과 새 장의 첫날이 이어지는지 날짜만 한 번 비교해 보셔도 빈 기간은 대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청구와 치료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날짜 이야기도 덧붙이겠습니다. 법정 급여 청구는 사고 후 3개월 안에 하도록 되어 있고, 사고 다음 날부터의 소득 지원을 받으시려면 28일 안에 청구하셔야 합니다. 28일을 넘기셨더라도 3개월 안에 청구하면서 늦어진 데 대한 '충분하고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시면 소급될 수 있고, 보험사가 14일 안에 그 설명을 거절하지 않으면 인정된 것으로 봅니다.

소득 지원은 사고 당시 일을 하던 분(earner)이 대상인데요, 15세 이상으로 사고 전 8주 안에 일하셨거나, 직전 1년 중 13주 이상 또는 직전 2년 중 26주 이상 일하셨고 완전히 은퇴하지 않으신 분, 취업이 확정돼 있던 분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금액은 사고 후 13주까지 사고 전 주급과 사고 후 소득 능력 차액의 95%, 14~78주에는 일을 전혀 못 하시면 80%, 일부 하시면 85%입니다. 그래서 "일은 계속 나가고 있는데 진단서가 필요한가요?" 하고 물으시면, 일을 줄이지 않으셨다면 받을 금액이 없을 수 있지만 근무 능력이 사고 뒤 달라졌다면 그대로 기록에 남겨 두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치료비도 시기가 있습니다. 청구 전에 보험사가 승인할 수 있는 치료는 사고 후 28일 안의 것에 한정되어서, 그 뒤에도 치료가 필요하시면 법정 급여 청구를 하셔야 합니다. 청구가 접수되면 보험사는 회복 계획(recovery plan)을 세우도록 되어 있으니 GP와 상의한 치료 방향을 담당자에게 알려 두시면 좋고, 진료 영수증과 처방전은 버리지 말고 한 봉투에 모아 두세요. 치료비를 돌려받을 때 바로 쓰입니다.

아픈 데를 다 말씀하시는 것은 엄살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그 기록이 나중에 여러분을 지켜 주는 가장 든든한 자료가 됩니다. 부디 빨리 회복하셔서 다음 진료 때는 "Good, thanks"가 진심이시길 바랍니다. 이미 받으신 진단서와 보험사에서 온 동의서가 있다면 사진으로 보내 주세요. 진단서 사이에 빈 날짜는 없는지, 언제까지 무엇을 내시면 되는지 제가 먼저 살펴 드리겠습니다. 한국어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교통사고 진단서를 예전 날짜로 소급해서 받을 수 있나요?

진단서는 90일 넘게 거슬러 올라가 발급할 수 없습니다(MAIA s 3.15). 한 장이 다루는 기간도 28일 이내입니다. 진료를 미루다 보면 소급할 수 있는 범위를 넘길 수 있으니, 일을 못 하게 된 시점부터 진단서가 이어지도록 진료를 잡아 두세요. 새 진단서를 받으실 때마다 기간이 앞의 진단서와 끊기지 않는지도 확인해 보시면 좋습니다.

보험사가 보낸 의료정보 동의서에 서명해야 하나요?

보험사는 진단서와 함께 의료정보 동의서를 요구할 수 있고, 14일 안에 내지 않으면 지급을 정지할 수 있습니다(MAIA s 3.14). 동의서는 보험사가 치료 기록을 받아 보는 데 쓰입니다. 내용이 이해되지 않으면 서명 전에 설명을 요청하시되, 기한은 넘기지 않도록 하세요.

일은 계속하고 있는데 진단서가 필요한가요?

1차 기간 소득 지원은 사고 전 주급과 사고 후 소득 능력의 차액을 기준으로 하므로(MAIA s 3.6(2)), 일을 줄이지 않으셨다면 받을 금액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근무 능력이 사고 뒤 달라졌다면 의사에게 그대로 말씀해 기록에 남겨 두세요. 보험사는 진단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s 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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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법과 제도는 바뀔 수 있고(2026년 10월 기준), 개별 사안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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