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NSW와 VIC 기준입니다. 다른 주는 제도가 다릅니다.
안녕하세요. 개인상해 전문 로펌 리틀즈의 이려진 변호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시드니와 멜번을 오가며 사시는 분들이 의외로 자주 물어보시는 이야기, NSW의 CTP와 빅토리아의 TAC가 어떻게 다른지를 나란히 놓고 풀어 보려고 합니다.
호주에 살다 보면 주 경계를 넘을 일이 생각보다 잦은데요, 시드니에서 몇 년 지내다 일자리를 따라 멜번으로 이사를 가기도 하고, 긴 연휴에는 차를 몰고 몇 시간씩 내려가 바닷가 도로를 달려 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라면 서울에서 부산 내려가다 사고가 났다고 적용되는 법이 바뀌지는 않으니 이런 고민을 해 볼 일이 없으셨을 텐데, 호주는 주마다 교통사고 제도가 따로 있어서 막상 사고가 나면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나는 NSW 면허에 NSW 번호판인데, 멜번에서 난 사고는 어디에 말해야 하지?"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그럼 나는 지금 어느 주 사람인 거야?"
"시드니에서 빅토리아 번호판 차랑 부딪혔으면 그쪽 법으로 가는 건가?"
청구하는 곳부터 다릅니다
NSW에서는 CTP 보험사에 청구하는데요, 차량 한 대 사고면 그 차의 보험사, 두 대 이상이면 사고에 가장 크게 기여한 과실 차량의 보험사가 상대가 되고, 그 밖의 경우에는 Nominal Defendant가 상대가 됩니다. 어느 보험사가 맡을지를 두고 다툼이나 지연이 생기면 PIC가 정해 주고요. 그래서 NSW에서는 관련 차량의 등록 정보로 어느 보험사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반면 빅토리아는 훨씬 단순해서, 자동차나 오토바이, 버스, 기차, 트램 사고로 다친 사람이나 그런 차량에 치인 보행자라면 TAC(Transport Accident Commission) 한 곳에 청구합니다. 출발선에서부터 연락할 곳과 서류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기한도, 받는 돈의 계산도 다릅니다
두 제도의 차이 가운데 제가 가장 먼저 짚어 드리는 것은 기한인데요, NSW는 치료비와 소득 지원 같은 법정 급여를 사고 후 3개월 안에 청구해야 하고, 청구 전 기간의 소득 지원까지 받으시려면 28일 안에 청구하셔야 합니다(MAIA s 6.13). 빅토리아는 TAC에 사고 후 1년 안에 청구하는 것이 원칙이고, 합당한 지연 사유가 있으면 3년 안에서 받아 줍니다. 한쪽은 28일, 한쪽은 1년이니 숫자만 보면 같은 나라 제도가 맞나 싶으실 정도입니다. 손해배상 기한도 달라서 NSW는 사고 후 3년 안에 청구하도록 되어 있고, 빅토리아는 TAC 안내에 따르면 소송을 사고 후 6년 안에 시작하게 되어 있습니다.
경찰 신고도 다르게 다룹니다. NSW는 경찰이 현장에 오지 않았다면 28일 안에 신고하게 되어 있고, 빅토리아는 신고하지 않으면 TAC 지급이 나오지 않을 수 있는데 사정에 따라 TAC가 면제해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느 주인지 헷갈리실 때 저는 더 짧은 기한에 맞춰 움직이시라고 말씀드리는데요, 어느 주 법인지 따지는 사이에 NSW의 28일 같은 짧은 기한이 먼저 지나가 버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소득 지원은 두 주 모두 사고 당시 일하던 사람이 대상입니다. NSW는 사고 다음 날부터 13주까지는 사고 전 주급과 사고 후 소득 능력 차액의 95%를, 14주부터 78주까지는 완전 상실 80%와 부분 상실 85%로 지급률이 바뀌고, 부상이 연조직 손상 같은 threshold injury뿐이거나 본인의 전적 또는 대부분 과실로 난 사고라면 52주까지만 나옵니다. 빅토리아는 첫 5일을 빼고 사고 후 18개월 동안 80%를, 부분 상실이면 85%를 지급하고, 18개월 시점에 TAC가 다시 심사하며 그 뒤에는 소득 '능력' 상실을 기준으로 80%를 지급합니다. TAC 쪽은 의사가 쓴 Certificate of Capacity가 있어야 하고, 급여가 격주로 나오며 과세 대상이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최대 주급도 NSW는 $5,264이고 빅토리아는 주 $1,730으로 적혀 있는데, 기준일이 NSW는 2026년 10월 1일, 빅토리아는 2026년 7월 1일이고 계산 방식과 성격이 달라서 단순히 어느 쪽이 후하다고 견주기는 어렵습니다.
손해배상의 문턱도 다릅니다. NSW는 부상이 threshold injury뿐이면 손해배상이 없고, 고통이나 삶의 질 같은 비경제적 손실은 WPI가 10%를 넘어야 합니다. 빅토리아는 다른 사람의 과실과 serious injury가 함께 있어야 하고, WPI 30% 이상이면 serious injury로 봅니다. 상담 중 흔히 듣는 질문이 바로 "그래서 멜번이 더 많이 주나요, 시드니가 더 많이 주나요?"인데요, 제 대답은 늘 같습니다. 어느 주가 후하냐보다 내 사고가 어느 주 제도에 걸리느냐가 먼저입니다.
다른 주에서 난 사고라면
빅토리아에서 난 사고는 TAC 청구 대상이라, 시드니에 사시는 분이 멜번 여행 중 다치셨다면 TAC 청구부터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반대로 빅토리아 밖에서 난 사고라도 빅토리아 등록 차량이 관련되어 있고, 다친 사람이 빅토리아 거주자이거나 그 차의 운전자나 동승자라면 TAC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TAA s 35(1)). 다만 TAC는 이런 사고가 그 주 법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안내하고 있고, 청구는 그 주 기관 양식으로 TAC Interstate Claims에 내게 되어 있습니다.
NSW에서 다른 주 차량과 부딪힌 경우는 또 다른데요, NSW 법은 다른 주나 연방의 CTP가 붙은 차량 사고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시드니에서 빅토리아 번호판 차와 부딪혔다면 NSW 제도 안에서 청구를 검토하게 됩니다. 번호판 색깔만 보고 "저쪽 주 법이겠지" 하고 넘기실 일은 아닌 셈입니다. 두 제도가 함께 걸리는 사고라면 어느 쪽으로 먼저 진행할지는 사안마다 확인이 필요하고, 그럴수록 기한들을 한 번에 정리해 두시면 덜 헤매십니다.
호주는 땅이 넓어 주 경계를 넘나드는 드라이브가 큰 즐거움이기도 한데요, 여행길이든 이삿길이든 사고 없이 좋은 풍경만 가득 담아 오시길 바랍니다. 혹시 다른 주에서 다치셨다면 사고가 난 장소와 날짜, 관련 차량 번호판 사진, 그리고 지금 사시는 주를 알려 주세요. 어느 주 제도에서 출발하면 되는지, 그중 가장 먼저 닥치는 기한이 언제인지 제가 먼저 짚어 드리겠습니다. 한국어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시드니 사람이 멜번에서 교통사고 나면 어디에 청구하나요?
빅토리아에서 난 사고는 TAC 배상 대상입니다(TAA s 35(1)). 경찰 신고가 없으면 배상이 나오지 않을 수 있고(s 39), 청구는 원칙적으로 사고 후 1년 안입니다(s 68(1)). 관련 차량의 등록 주에 따라 확인할 점이 더 생길 수 있습니다.
NSW CTP와 TAC 중 청구 기한이 더 짧은 쪽은 어디인가요?
NSW 법정 급여는 사고 후 3개월 안에 청구해야 하고, 청구 전 기간의 소득 지원을 받으려면 28일 안이어야 합니다(MAIA s 6.13). VIC TAC는 원칙적으로 1년이고, 합당한 지연 사유가 있으면 3년 안에서 수리할 수 있습니다(TAA s 68). 어느 주인지 헷갈린다면 NSW 기한에 맞춰 준비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NSW와 VIC는 손해배상 조건이 어떻게 다른가요?
NSW는 부상이 threshold injury뿐이면 손해배상이 없고, 고통·삶의 질 같은 비경제적 손실은 WPI가 10%를 넘어야 합니다(MAIA s 4.4, 4.11). VIC는 다른 사람의 과실과 serious injury가 필요하고, WPI 30% 이상이면 serious injury로 봅니다(TAA s 93(2),(3)). 두 주 모두 법정 급여와 손해배상은 별개의 단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