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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I가 2% 모자라면 손해배상은 끝인가요? — VIC TAC Serious Injury 'Narrative Test' 사례

이려진 변호사글 이려진 변호사법무법인 리틀즈 파트너 변호사 · 2026.10.20

법무법인 리틀즈 · 이려진 변호사 · 실전 사례 칼럼 #13 · VIC · TAC · Serious Injury · Narrative Test

※ 이 글은 실제 유사 사건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상 사례입니다. 인물·장소·날짜 등 세부 사항은 모두 바꾸었고, 특정 의뢰인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개인상해 전문 로펌 리틀즈의 이려진 변호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빅토리아에서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신 분들이 평가서를 받아 들고 가장 많이 낙담하시는 숫자, '30%' 이야기를 사례 하나와 함께 풀어 보려고 합니다.

오랫동안 치료를 받고 나서 영구 손상 평가서를 받았는데 거기에 "WPI 28%"라고 적혀 있으면, 많은 분이 손해배상은 여기서 끝났다고 생각하십니다. 어디선가 30%라는 숫자를 들으셨기 때문인데요, 학창 시절 커트라인에 딱 한두 점 모자라 떨어졌던 기억이 있으신 분이라면 그 기분이 어떤지 아실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험이 아니라 몸과 생활이 걸린 일이라 마음이 훨씬 무겁습니다.

"2%가 모자라서 끝인가요?"
"이렇게 아픈데 숫자로는 심하지 않다는 건가?"
"TAC에서 거절 편지가 왔으니 더 해 볼 게 없겠지."

상담 중 흔히 듣는 질문이 바로 첫 번째 질문인데요, 제 답은 생각보다 희망적입니다. 30%는 여러 길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30%와 또 하나의 길

빅토리아에서는 TAC의 법정 지원, 그러니까 치료비와 소득 지원 등과 별도로 상대 운전자에게 손해배상, 즉 공통법 청구를 하려면 부상이 법에서 정한 '심각한 부상(serious injury)'에 해당해야 합니다. 영구 손상 정도인 WPI가 30% 이상이면 심각한 부상으로 간주되고요. 그런데 30%에 못 미쳐도 부상이 심각한 장기적 신체 기능 손상, 영구적이고 심한 외모 손상, 심각한 장기적 정신·행동 장애 등에 해당하면 심각한 부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흔히 Narrative Test라고 부르는 경로인데, 숫자가 아니라 부상이 삶에 미친 영향을 이야기로 따져 보는 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경우 TAC에 인정서를 신청하거나, TAC가 인정하지 않으면 County Court에 공통법 청구 허가를 신청하고, 여기에 더해 상대 운전자의 과실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2% 앞에 서 계셨던 분

의뢰인분은 30대 후반의 IT 개발자셨습니다. 10년 넘게 개발 일을 하셨고, 쌍둥이 아이 둘의 아빠였으며, 주말이면 철인3종 훈련을 하셨습니다. 멜버른 외곽의 한 교차로에서 오토바이로 출근하시던 중 오른쪽에서 오던 승용차가 멈추지 못하고 오토바이 옆면을 들이받았고, 오른쪽 다리 분쇄 골절과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세 차례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상처가 아무는 동안 오른쪽 다리에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 생겨, 옷깃이 스치기만 해도 타는 듯한 통증이 오고 밤에는 잠들기도 어려우셨습니다.

TAC가 치료비와 소득 손실 일부를 지원하긴 했지만, 계단을 오르기도 힘들어지셨고 아이들을 안아 올릴 수도 없게 되셨습니다. 통증으로 집중이 어려워지면서 개발자로 일할 수 있는 시간도 크게 줄었는데, 법정 지원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손실이었습니다. 평가 결과는 WPI 28%였고, TAC는 Serious Injury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TAC 측은 통증이 심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적절한 통증 관리를 받으면 일을 계속할 수 있으니 심각한 장기적 기능 손상에는 이르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수치 대신, 사고 전과 후에 하루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자료로 모았습니다. 통증의학 전문의에게서 CRPS가 단순한 근골격계 손상이 아니라 신경계 기능 이상이 동반된 만성 통증 질환이라는 의견서를 받았고, 철인3종을 완주하고 아이를 어깨에 태우고 놀아 주던 사고 전 모습과 계단 앞에서 멈춰 서야 하는 사고 후 모습을 진술서와 사진, 의료 기록으로 나란히 놓았습니다. 코딩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사고 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점은 직장 상사의 진술서와 업무 기록으로, 오른손 신경통 때문에 한 손으로 타이핑하시는 모습도 자료로 남겼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만성 통증에 동반된 우울증 진단 기준을 충족한다는 의견을 냈고, 아이 운동회에서 곁에 서 있지 못했던 죄책감도 진술서에 담았습니다. 숫자 하나보다 달라진 하루하루가 구체적으로 정리된 자료가 판단하는 사람에게 더 잘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TAC 재검토, 그다음 County Court

TAC에 다시 검토를 요청했지만 결론은 같았고, 그래서 County Court에 공통법 청구 허가(leave)를 신청했습니다. 법원이 심각한 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해야 청구를 진행할 수 있는데요, TAC 측은 전문의 의견을 근거로 기준을 좁게 해석하려 했고, 저희는 WPI 수치가 여러 판단 자료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법이 묻는 것은 기능 손상과 정신적 장애가 심각하고 장기적인지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의뢰인분도 직접 증언하셨는데, 아이들을 안아 주지 못하는 일, 통증 때문에 새벽에 깨는 밤, 동료들에게 짐이 되는 것 같은 마음을 말씀하시자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던 생활의 변화가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법원은 이분의 부상이 Narrative Test상 심각한 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이후 협상에서 미래 소득 손실과 고통과 삶의 질 저하 같은 비금전적 손해 등이 반영되어 이 가상 사례에서는 양측이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금액은 사실관계와 증거마다 달라 여기 적지 않습니다.

의뢰인분은 지금 다학제 통증 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면서 재택으로 파트타임 IT 컨설팅을 하고 계십니다. 여섯 살이 된 쌍둥이를 아직 어깨에 태우지는 못하시지만, 대신 아이들 옆에 앉아 코딩을 가르치고 계신다고 합니다.

치료비와 소득 지원 같은 TAC 법정 지원 결정은 이와 다른 절차, 즉 TAC 재검토와 VCAT 심판 청구로 다툰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세요. 공통법 소송은 원칙적으로 부상일부터 6년 안에 제기해야 하니 너무 미루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호주에서의 일상이 다시 예전처럼 가벼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가지 부탁을 드리자면, 사고 전 생활을 보여 주는 사진과 기록, 사고 뒤 달라진 일상과 일을 보여 주는 기록을 지금부터 조금씩 모아 두세요. TAC 통지서와 WPI 평가서 사진을 보내 주시면 Narrative Test 경로를 검토해 볼 만한 사안인지 제가 먼저 살펴 드리겠습니다. 한국어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TAC에서 serious injury 신청이 거절되면 끝인가요?

끝이 아닙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TAC가 serious injury를 인정하지 않으면 County Court(카운티 법원)에 공통법 청구 허가(leave)를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이 부상이 심각한 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해야 청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치료비·소득 지원 같은 TAC 법정 지원 결정에 대해서는 TAC 재검토와 VCAT 심판 청구라는 별도 절차가 있습니다. 공통법 소송은 원칙적으로 부상일부터 6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Narrative Test에서는 어떤 부상이 심각한 부상으로 인정되나요?

WPI 30%에 못 미쳐도 부상이 심각한 장기적 신체 기능 손상, 영구적이고 심한 외모 손상, 심각한 장기적 정신·행동 장애 등에 해당하면 심각한 부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TAC에 인정서(certificate)를 신청하거나, TAC가 인정하지 않으면 County Court에 공통법 청구 허가를 신청합니다. 여기에 더해 상대 운전자의 과실(부주의)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Narrative Test를 준비하려면 어떤 증거가 필요한가요?

사고 전과 후의 생활을 비교하는 자료가 핵심입니다. 사고 전 생활을 보여주는 사진·기록과, 사고 후 달라진 일상과 업무를 보여주는 진술서와 의료 기록을 모으세요. 이 가상 사례에서는 전문의 의견서, 직장 상사의 진술서와 업무 기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의견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CRPS처럼 수치로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 만성 통증은 이 경로를 검토해 볼 만합니다.

이려진 변호사 · 법무법인 리틀즈 (Littles Lawy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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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법과 제도는 바뀔 수 있고(2026년 10월 기준), 개별 사안의 결과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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