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개인상해 전문 로펌 리틀즈의 이려진 변호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매일 타고 다니는 버스, 기차, 트램에서 다쳤을 때의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출근길 버스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손잡이를 놓쳐 넘어지셨거나, 기차 문이 닫히면서 손이 끼이셨거나, 비 오는 날 정류장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삐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데요, 대부분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그냥 넘어가십니다.
"대중교통이니 어쩔 수 없지, 내가 손잡이를 꽉 안 잡았나 보다."
"버스 회사에 따진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정부에서 하는 기차인데 개인이 청구를 해도 되나?"
한국에서 버스 기사님 급출발에 휘청이던 기억 때문인지 넘어지는 것도 출퇴근의 일부라고 여기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호주에서는 대중교통 운영자와 운전자에게 승객의 안전을 위한 주의 의무(duty of care)가 있고, 그 의무가 지켜지지 않아 다쳤다면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일부 사고는 과실을 따지지 않고 지원하는 교통사고 제도로 처리되기도 하고요. 상담 중 흔히 듣는 질문이 바로 "그래서 저는 어디에 청구하면 되나요?"인데, 이 질문이 의외로 까다롭습니다. 어떤 경로로 청구하느냐가 교통수단의 종류와 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빅토리아는 버스·트램·기차 모두 TAC
빅토리아는 비교적 단순한 편인데요, TAC 제도가 자동차뿐 아니라 기차와 트램의 운행으로 일어난 사고도 교통사고로 봅니다. 버스는 자동차에 해당하고, 버스나 트램, 기차의 문이 열리거나 닫히면서 다친 경우도 들어갑니다. 멜번 트램 문에 가방끈이 끼어 끌려갈 뻔한 아찔한 순간도 이 제도 안의 이야기라는 뜻입니다. TAC는 과실을 따지지 않고 치료비와 지원 서비스를 지급하는데, 사고가 신고되어 있어야 하고 기차와 트램 사고는 운영사에 신고하는 방식이 적용됩니다. TAC 청구는 원칙적으로 사고 후 1년 안이고, 부상이 법에서 정한 serious injury에 해당하고 과실이 입증되면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NSW와 퀸즐랜드는 버스와 기차가 갈립니다
NSW에서 버스 사고는 Motor Accident Injuries Act 2017에 따라 CTP로 청구합니다. 치료비와 소득 지원 같은 법정 급여는 과실과 관계없이 청구할 수 있고, 법정 급여 청구는 사고 후 3개월 안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기차는 법의 '차량' 정의에서 철도 차량이 빠져 있어서 CTP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기차 사고라면 운영 주체를 상대로 한 과실(negligence)이나 공공 책임 청구를 검토하게 됩니다. 경전철, 그러니까 Light Rail은 법 정의상 '차량'에 들어가지만 실제 청구 방식은 사안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같은 시드니 안에서도 무엇을 타고 있었느냐에 따라 길이 이렇게 갈리니, 처음 들으시면 헷갈리시는 게 당연합니다.
퀸즐랜드도 버스는 등록 대상 차량이라 Motor Accident Insurance Act 1994에 따른 CTP 제도가 적용되고, 규제기관은 MAIC입니다. 다만 퀸즐랜드 CTP는 다른 사람의 과실이 있어야 하는 과실 기반 제도여서 운전자 과실이 필요하고, 사고 청구 통지(Notice of Accident Claim)는 사고 후 9개월, 또는 변호사 상담 후 1개월 가운데 빠른 날까지 해야 합니다. 기차와 트램은 퀸즐랜드 법의 '차량' 정의에서 빠져 있어서 CTP 대상이 아니고, 운영 주체를 상대로 한 과실 청구 같은 다른 경로를 검토해야 합니다.
같은 버스 급정거라도 이렇게 놓고 보면 차이가 꽤 큽니다. 시드니 버스에서 넘어지셨다면 기사님 잘못이 있었는지와 관계없이 법정 급여부터 청구해 볼 수 있지만, 브리즈번 버스에서 똑같이 넘어지셨다면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었다는 점이 먼저 서야 합니다. 멜번이라면 버스든 트램이든 기차든 TAC로 모이고요. 주 경계를 넘는 순간 버스 요금만 바뀌는 게 아니라 다친 뒤의 길도 바뀌는 셈인데요, 그래서 저는 상담 전화를 받으면 다친 곳보다 먼저 "어느 주에서, 무엇을 타고 계셨어요?"부터 여쭤봅니다.
정류장이나 역에서 미끄러진 사고처럼 차량 운행과 무관한 사고라면, 어느 주든 부지를 관리하는 주체, 예를 들어 운영사나 지자체를 상대로 한 공공 책임 청구를 검토하게 됩니다. 반대로 운전기사 과실로 충돌이 났다면 해당 주의 교통사고 제도로 청구하고, 요건을 갖추면 손해배상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교통사고 제도 밖에 있는 기차 사고나 정류장 사고는 어디에 말해야 할지 몰라 "어쩔 수 없지" 하고 넘기시는 경우가 많은데, 길이 없는 게 아니라 길이 다른 쪽에 나 있는 것뿐입니다.
사고 직후 챙겨 두시면 좋은 것
평소에는 탭 오프를 깜빡해서 요금이 더 나가면 아깝기만 하던 교통카드가 이럴 때는 효자 노릇을 합니다. Opal이나 myki, go card 같은 교통카드 사용 기록은 그날 그 차량에 탔다는 증거가 되니 꼭 보존해 두세요. 차량과 역, 정류장의 CCTV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경우가 많아서 영상 보존을 서면으로 요청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노선 번호와 차량 번호, 운행 시간, 사고 위치, 운전기사 정보를 적어 두시고, 목격자가 있다면 연락처를 받아 두세요. 운영사에 사고를 신고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빅토리아에서 기차·트램 사고는 이 운영사 신고가 TAC 청구 요건과 연결됩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진료를 받으시면서 사고 경위를 의사에게 정확히 말씀하시고 기록을 남겨 두시면 나중에 도움이 됩니다.
대중교통 운영 주체는 정부 기관이나 대형 운영사인 경우가 많고, 보험사와 법률 대리인을 통해 청구에 대응합니다. 상대가 크다고 미리 주눅 드실 필요는 없지만, 어느 경로로 청구할지부터 복잡하니 기한이 지나기 전에 상황을 한 번 점검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도 버스와 기차가 제시간에, 그리고 무사히 여러분을 실어 나르길 바랍니다. 혹시 이미 넘어지셨거나 문에 끼이셨다면, 교통카드 사용 기록 화면과 진단서 사진을 보내 주세요. 어느 주의 어떤 경로부터 검토하면 될지, 언제까지 무엇을 하시면 되는지 제가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어로 편하게 연락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멜번에서 트램 문에 끼여 다쳤는데 TAC 청구가 되나요?
TAC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빅토리아주 TAC 제도는 자동차뿐 아니라 기차와 트램의 운행으로 일어난 사고도 교통사고로 보고, 버스·트램·기차 문이 열리거나 닫히면서 다친 경우도 포함합니다. 사고가 신고되어 있어야 하는데, 기차·트램 사고는 운영사에 신고하는 방식이 적용됩니다. TAC 청구는 원칙적으로 사고 후 1년 이내입니다.
시드니에서 버스 급정거로 넘어졌는데 배상받을 수 있나요?
CTP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NSW에서 버스 사고는 Motor Accident Injuries Act 2017에 따라 CTP로 청구하며, 치료비·소득 지원(법정 급여)은 과실과 관계없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정 급여 청구는 사고 후 3개월 이내가 원칙입니다. 노선 번호, 차량 번호, 운행 시간, 사고 위치를 기록하고, 가능한 한 빨리 진료를 받아 사고 경위를 의사에게 정확히 말하세요.
대중교통 사고 후 탑승 기록과 CCTV는 어떻게 챙기나요?
교통카드(Opal·myki·go card 등) 사용 기록은 그날 그 차량에 탔다는 증거가 되니 보존하세요. 차량과 역·정류장 CCTV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영상 보존을 서면으로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격자 연락처를 확보하고 운영사에 사고를 신고(incident report)해 두세요. VIC에서 기차·트램 사고는 운영사 신고가 TAC 청구 요건과 연결됩니다.
